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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주년 이천도자기축제: 예스파크가 다시 뜨는 4월 한국 로컬 여행 트렌드
2026년 4월, 경기도 이천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오는 4월 24일부터 5월 5일까지 12일간 이천도자예술마을(예스파크)에서 열리는 제40회 이천도자기축제가 그 중심에 있다. 단순히 숫자가 쌓인 것이 아니다. 40주년이라는 이정표는 이 도시가 흙과 불로 빚어온 반세기에 가까운 시간을 정면으로 응시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국내 주요 언론들이 지난 4월 초부터 일제히 축제 소식을 조명하기 시작했고, 예스파크는 봄 여행지를 물색하는 여행자들의 레이더 위에 다시금 선명하게 떠올랐다.
이 기사는 왜 지금 이천인지, 예스파크가 어떻게 단순한 도자기 산지를 넘어 복합 문화 여행지로 재탄생하고 있는지를 40주년 아카이브관, 체험 프로그램, 도시 브랜드 전략이라는 세 축으로 살펴본다.
흙의 도시가 자신의 역사를 꺼내놓다: '흙과 불의 40년' 아카이브관
이번 40회 축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신설 공간은 단연 '흙과 불의 40년' 아카이브관이다. 이천도자예술마을 내 기획존(대형 텐트)에 약 40평(약 132㎡) 규모로 조성된 이 공간은 기념·전시·체험이 결합된 복합 문화 플랫폼으로 기획됐다.
아카이브관은 이천도자기축제의 역사를 세 시기로 나눠 재구성한다. ①설봉문화제 태동기에서 출발해, ②설봉공원 시대(1995~2017년)를 거쳐, ③예스파크 확장기(현재)에 이르는 흐름이다. 제1회부터 제40회까지, 역대 축제 포스터 전체가 한 자리에 펼쳐지는 장면은 그 자체로 한국 지역 문화 디자인의 변천사를 읽는 시간이 된다.
특히 눈여겨볼 섹션은 국제 교류 코너 '도자로 이어진 길 – 이천, 세계와 만나다'다. 이 코너는 2001 세계도자기엑스포 개최, 유네스코 창의도시 지정, 그리고 해외 전시 성과를 아우른다. 이 중 가장 희귀한 전시물은 일본 6대 고요지 중 하나인 시가라키(信楽)에서 전해진 '환대의 그릇' 관련 족자(전통 두루마리)다. 조선통신사의 여정과 당시 한일 도자 문화교류를 담은 이 기록물은 이천이 단순한 지역 도자 산지가 아니라 동아시아 도자 교류의 역사적 거점이었음을 증명한다.
이천시 관계자는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번 아카이브관은 과거의 성과를 기념하는 공간인 동시에 앞으로 이천도자기축제가 나아갈 미래를 함께 상상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도자를 매개로 시민의 삶을 기록하고, 도시의 정체성을 축적하며, 세계와 연결돼 온 이천의 시간은 이번 아카이브관을 통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날 것이다."
해설은 전문 큐레이터가 아닌 이천 시민 도슨트가 직접 담당한다. 아이뉴스24에 따르면 시 관계자는 "이천 시민 도슨트의 해설을 통해 축제의 역사가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뜻깊은 소통의 장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시민이 시민에게 도시의 기억을 전하는 이 구조는, 단순 관람을 넘어 지역 공동체의 서사에 잠시 스며드는 경험을 선사한다. 해설 시간에 맞춰 방문하는 것이 이 공간을 가장 풍부하게 누리는 방법이다.
이천 도자기란 무엇인가: 천 년의 공예, 손끝에서 다시 살아나다
이천은 고려청자와 조선백자의 전통을 이은 국내 최고 수준의 도자기 산지다. 세계적으로도 그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공예·민속예술 분야)에 등재돼 있다. 이 도시의 도자는 단순히 예쁜 그릇이 아니다. 흙을 선택하고, 물레를 돌리고, 유약을 입히고, 가마에서 불을 다루는 전 과정이 수백 년의 기술 계보 위에 서 있다.
이번 아카이브관과 예스파크의 공방 단지를 함께 돌아보면 이 계보가 얼마나 다채롭게 살아있는지 실감할 수 있다. 청자의 비색(翡色), 백자의 순백, 옹기의 투박한 질감은 각기 다른 미학을 품고 있지만, 모두 이 땅의 흙과 이 지역 장인들의 손에서 비롯된다.
보는 것에서 만드는 것으로: 예스파크의 체험 프로그램
예스파크가 관광지로서 경쟁력을 갖는 핵심은 '체험'이다. 축제 기간 중에는 단순히 완성된 작품을 감상하는 것에서 나아가, 직접 손으로 만들고 꾸미는 프로그램들이 방문자를 기다린다.
- 내 도자기 꾸미기: 완성된 도자 오브제에 직접 그림이나 패턴을 그려 넣는 체험. 도자 페인팅의 기초를 배울 수 있고, 완성 작품을 기념품으로 가져갈 수 있어 여행의 물성적 기억을 남긴다.
- '나는 어떤 도자기일까?' 참여형 프로그램: 몇 가지 질문에 답하면 자신의 성향을 도자 이미지로 변환해주는 인터랙티브 콘텐츠. 가볍게 즐길 수 있지만 도자 미학에 대한 이해를 자연스럽게 넓히는 구성이다.
- 물레 체험: 예스파크 내 공방에서는 축제와 무관하게 상시 물레 체험을 운영하는 도방들이 있다. 진흙이 손바닥 사이에서 형태를 갖춰가는 감각은 다른 어느 체험으로도 대체할 수 없다.
여행 콘텐츠로서 도자 체험이 가진 힘은 '슬로우 투어리즘'과 맞닿아 있다. 빠르게 스쳐가는 관람이 아니라, 손에 흙을 묻히고 집중하는 2~3시간이 여행의 밀도를 전혀 다른 차원으로 끌어올린다.
봄 축제의 풍경: 야외 마켓과 도자 쇼핑
이천도자기축제는 아카이브와 체험만의 공간이 아니다. 예스파크 전역에 걸친 야외 마켓과 공방 단지는 4월 말의 봄 햇살과 어우러져 가장 활기차고 감각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전국 각지의 도예 작가들이 직접 내놓은 작품들이 전시·판매되며, 일상 식기부터 오브제, 인테리어 소품까지 장르도 다양하다.
예스파크의 구조는 도자 생산·전시·체험·관광이 한 동선 안에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어, 가마를 구경하고 공방을 방문하고 마켓을 돌아보는 반나절 코스가 자연스럽게 완성된다. 여기에 아카이브관까지 더하면 충분한 하루 여행 일정이 된다.
도자와 함께하는 느린 한 끼: 예스파크의 카페 문화
예스파크 방문의 또 다른 즐거움은 이 공간에 자리한 카페와 식당들이다. 도자 공방이 운영하는 카페들은 직접 제작한 그릇과 잔에 음료와 간식을 낸다. 수제 도자 찻잔에 담긴 보리차 한 잔, 작은 접시 위에 놓인 쌀과자 한 조각. 그 자체가 하나의 감각적 경험이다.
이천은 쌀로도 유명한 고장이다. 도자기 여행과 이천 쌀로 만든 음식을 함께 묶는 코스는 이미 여행 커뮤니티에서 인기 있는 조합이다. 축제 기간에는 먹거리 부스도 대폭 늘어나 현장 식사 선택지가 풍부해진다.
6,700명이 달린 봄길: 마라톤과 연계한 체육+문화 복합 관광
4월 5일, 이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27회 이천도자기마라톤대회에는 전국에서 6,700여 명의 참가자가 몰렸다. 하프코스, 10km, 5km 세 개 코스로 운영된 이 대회는 단순한 달리기 행사를 넘어 이천도자기축제의 '전초전'이자 도시 브랜드 확장 전략의 일환이다.
김경희 이천시장은 환영사에서 "이번 마라톤대회는 시민과 전국 동호인이 함께 어우러지는 대표적인 체육 행사이며, 이천도자기축제 홍보 등 지역 관광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G-enews에 따르면, 이 전략은 도자기 관심층 외에 생활체육 인구까지 흡수하며 이천을 4월 봄 여행지로 각인시키는 효과를 노린다.
마라톤 이후 예스파크로 이동해 공방을 돌아보고 아카이브관을 관람하는 코스는 체육과 문화를 하루에 묶는 이상적인 '복합 로컬 투어'다. 봄 이천의 들판과 전통 장작 가마가 어우러진 풍경은 달리는 내내, 그리고 달리고 난 뒤에도 오래 기억에 남는다.
방문 전 알아두면 좋은 것들
- 축제 기간: 2026년 4월 24일(금) ~ 5월 5일(화), 총 12일간
- 장소: 이천도자예술마을(예스파크), 경기도 이천시
- 아카이브관 위치: 예스파크 내 기획존(대형 텐트), 약 40평(132㎡) 규모
- 시민 도슨트 해설: 이천 시민 도슨트가 직접 해설을 담당하므로, 해설 시간에 맞춰 방문하면 40년 역사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
- 포스터 전시: 제1회부터 제40회까지 역대 포스터 전체 관람 가능 — 시대별 디자인 변화와 문화적 맥락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 희귀 전시물: 일본 시가라키에서 온 조선통신사 관련 족자 등 국제 교류 기록물은 사전 정보를 숙지하고 방문하면 훨씬 풍부하게 감상할 수 있다.
- 체험 프로그램: '내 도자기 꾸미기', '나는 어떤 도자기일까?' 등 참여형 콘텐츠를 통해 능동적인 체험 가능
- 교통: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 또는 수서역에서 이천행 버스 이용 (약 1시간 내외), 또는 자가용으로 중부고속도로 이천IC 이용
왜 지금 이천인가: 로컬 문화여행의 새 기준
2026년의 여행 트렌드는 명백하다. 사람들은 대도시의 포화된 관광지를 피해 '덜 알려졌지만 깊이 있는' 목적지를 찾는다. 이천은 그 조건을 고루 갖추고 있다. 천 년의 공예 전통, 유네스코 창의도시라는 국제적 인증, 아카이브관이라는 새로운 스토리 레이어, 예스파크라는 세련된 복합 문화공간, 그리고 봄이라는 완벽한 계절.
40주년은 숫자가 아니라 서사다. 설봉문화제에서 시작해 설봉공원을 거쳐 예스파크로 확장된 이 축제의 궤적은, 한 도시가 자신의 정체성을 어떻게 지키고 진화시켜 왔는지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기록이다. 그 기록이 처음으로 아카이브관이라는 형태로 물리적 공간에 펼쳐진다.
4월 24일, 예스파크의 기획존 텐트 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순간, 당신은 40년의 시간과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그 시간은 흙과 불로 빚어진, 이천만의 언어로 쓰여 있다.
참고 출처
- 프레시안, 「이천도자기축제 40년, '흙과 불'로 빚어낸 도시의 기억을 만나다」 (2026.04.03)
- 글로벌이코노믹, 「이천도자기축제 40주년 '아카이브관' 운영…마라톤대회와 함께 도시 브랜드 확장」 (2026.04.06)
- 아주뉴스, 「이천시, 도자기마라톤 개최...'지역 관광 활성화 기대'」 (2026.04.06)
- 아시아투데이, 「한눈에 보는 이천도자기 40년 역사」 (2026.04.05)
- 아이뉴스24, 「이천도자기축제 40주년…역사와 미래 담은 '아카이브관' 운영」 (2026.04.05)








